그것은 TS(여장, 남장, 성전환, 양성)계통의 정착이랄까요?
백합이 시대의 조류를 타면서 지금까지 노멀 커플링밖에 할 줄 몰랐던 제작사들이 '알맹이라도 남자를 넣어보자'는 식으로 선택한 것이 TS요소인듯 합니다. 사실 그것 말고는 백합붐이 일어났을때 나온 게임들 -오토보쿠, 코이타테, 기타등등- 과 마리미테와의 유사성을 설명하긴 어렵겠죠.
그런데 바로 그 성공이 지나쳐서일까요? 정작 진짜 백합계통으로 길이 트여진게 아니라 이것이 TS계통으로 길이 트여진것 같습니다. 괜찮은 게임이 없나해서 여기저길 뒤져보니 TS관련 미연시가 하나의 계통으로 정착한 것 같거든요. 신경안쓸 동안 정말 꾸준히 나왔습니다.
절대량만 비교하면 TS계통과 백합계통이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지 몰라도 좀만 들춰보면 그게 그렇질 못하죠. 일단 다양성면에서 그렇습니다. 백합 관련 미연시는 제작팀이 딱 둘(+1?)밖에 없습니다. 반면 TS계통은 제법 많은 제작사가 시험삼아, 혹은 주력상품으로 삼아 개발하고 있죠. 그러다보니 가장 중요한 부분인 스토리텔링부분이 백합쪽이 심하게 부진합니다. 판매량도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고요.
...이게 다 TS 3대 걸물들 탓입니다. 백합 팬을 잡겠답시고 주인공에게 모에요소 넣어서 TS게임을 팔았던 것이 사람들에게 이상한 취향에 눈뜨게 만들었어요--; 이전엔 분명 '여자 그려놓고 남자라고 우기냐' 라든지 '그냥 여자로 여자 공략하게 해'라고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주인공 공략하는 게임 없냐'라고 하고 있으니(남캐인거 뻔히 알면서-0-) 그저 먼산만 보지요-0-;;
정리하자면
1. 마리미테로 일어난 백합팬층을
2. 미연시 제작자들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노말 커플링을 백합 커플링처럼 만들려고 TS요소를 넣었는데
3. 그것이 너무 큰 성공을 거둬서 아예 TS팬층을 새로 만들어 버렸고(...)
4. (여전히 마이너지만) 튼튼한 팬층을 바탕으로 제작자는 계속 TS게임을 제공하여
5. 백합층을 밀어내고 TS층이 자리잡은(...)
오묘한 상황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이 상황을 역전해보려면 스토리텔링면에서 걸출한 게임이 출동해서 백합 미연시 팬층을 늘려야하는데, 스토리텔링의 기교가 덜 필요한 (캐릭터성만 살리면 충분한) 포르노타잎 게임들만 나오는 현 상황에 그걸 바라기가 힘드네요. 스토리텔링의 훌륭함으로 기대를 가졌던 가타하네는 시리즈로 확립하기전에 제작사가 망해버렸고(...), ふ○○屋이나 샤○닝스타 릴리즈같은 곳에서 스토리텔링을 기대하는 건 사실 무리라고 생각되고 말이죠(팅○벨에게 기대거는 사람은 없겠죠?)...
그야말로 하늘에서 훌륭한 백합 게임이 뚝 떨어지길 기대하는 것 밖엔 없겠는데... 이건 허공에서 기적이 터지길 바라는 심정입니다.
최근에는 미연시에 거의 손을 대지 못했는데 이런 속사정이 있었군요.
카논 한글패치가 두가지 버전에 동시공개되는 그날 트래픽으로 인해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를 보면서부터 미연시를 즐겼던 저로서는 좀 받아들이기 그런 상황이네요.
당시만 해도 상당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부 (지금은 고전이 되어버린) 유명한 미연시 대표작들만이 간신히 한글패치가 되어서 국내유저들에게 각광을 받았었죠. 열쇠사의 그림체 같은 건 제쳐두고라도(최근에는 좀 나아진 듯 싶습니다만) 최루성 스토리들이 주는 폭풍감동은 정말 장난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고 동인 문화가 많이 발전하면서 적어도 백합보다야 탄탄한 여성 지지층을 지닌 BL물 쪽이 미연시계열로 끼어때쯤 저는 미연시에서 손을 뗐습니다. 시기적으로도 공부하느라 바쁜 때였구요...
최근의 작품 경향은 명작이라고 불릴 만한 것은 거의 보이지 않고 좀 잘 만든 작품들과 그렇지 못한 작품들이 적절한 비율로 나오는 느낌이랄까요. 백합을 메인으로 한 작품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플레이해보았습니다만 원래 제가 갖고 있는 미연시에 대한 이미지와 너무나 맞지 않는 관계로 접었습니다.
TS 물은 개인적으로 싫어하지는 않는 편입니다만 '파격적인 것이 창의적이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최근의 작품들은 제 수비범위를 벗어나는 것들이더군요. 곧 남자들만 우글우글한 곳에서 생활할 예정인 저로써는 그닥 익숙해지고 싶지는 않다고 할까요.
무엇보다 일단 백합이라는 취향 자체가 주류,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탄탄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야 하겠죠. 소설이나 코믹스쪽으로의 진출이 넓어지고 나면 자연스럽게 미연시를 비롯한 다른 컨텐츠로의 발전도 이루어질거라고 봅니다. 과연 2년 후에는 괜찮은 작품이 나와 있을지 궁금하네요.
그것도 그렇군요.. 확실히, 제가 게임을 않하기도 하지만.. 그렇군요...
이번년도에는 백합이 가득한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TS회사들도 이제 백합계열 회사로 바뀌어야해요 엉엉,
TS로 소,소녀들의 마음을 노,농락하다니.. 공략당하는 캐릭터로써는
주인공을 여자로 보고있으니 그런 2인칭 시점으로는 백합이다!
라면서 전 이렇게 만족해야겠죠.
백합은 필터가 생명입니다. 피,필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