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맞아 연구강의 준비한다고 바빠서 한동안 못 들어왔네요.
해마다 크게 바뀌는 것도 없는데 어째 매년 연구강의는 새로 준비하는지.....
각설하고,
신정 연휴동안 이런 저런 애니를 보면서 지냈는데(대부분 무책임함장 타이라, 천지무용 시리즈 같이 예전 애니를
다시 본 것 뿐이지만), 바람의 검심 추억편이 특히 기억에 남아서 적어봅니다.
처음 본 게 고등학교 2학년때니, 이제 벌써 8년이 지났는데, 저번에도 적었지만 역시 조금이라도 나이를 더 먹고 보면
같은 장면도 다르게 보이는 법이지요.
이번에 보면서 가장 다르게 느껴진 부분은 켄신과 토모에의 관계.
추억편에서 지방에 숨어살던 중 신분을 위장하고자 켄신이 약장사를 하게되죠.
그 때 토모에는 항상 지니고 다니던 단도를 놓고 오고, 켄신이 거기에 대해서 묻자
'지금은 약장수의 아내니까요.'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사실 고딩때는 별 생각없이 넘어간 장면인데, 지금 와서 보니 나름대로 의미심장한 말.
즉, 지금은 약장수의 아내다 = 켄신의 아내다.
이렇게 보면 일반적으로 만화나 애니를 보고 생각하던, '켄신이 먼저 토모에에게 마음을 열었고, 토모에가 나중에
마음을 열었다.'라는 일반적인 감상과 달리 켄신이 나중에 마음을 열었다고 볼 수 있게됩니다.
지금까지 '복수'를 상징하던 단도를 놓고 다니게 되는 토모에와 달리 켄신은 그 후로도 한동안 '고립'을 상징하는
'검'을 끌어안고 자니까요.
사실 엄밀히 따지면 토모에가 켄신에게 진심으로 접근하는 건 이케다야에서 '칼에는 칼집이 필요하다'며
도망치라는 말을 거부하고 버티는 장면부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명확한 '장치'라고 할까요
뚜렷한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오랜만에 애니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만.....
투니에서 추억편 해줄때..어째서인지 상편하고 다른 날에 하편해주는데..하편해주는 날에는 못보고 상편만 대여섯번은 보았던 바람의 검신 추억편...
애니나 만화나 소설이나 과거에 봤었을 때와 나중에 보면 안보이던게 보여 찡할때 있죠.
(재탕의 참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