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습니다. 상당히 재밌습니다. 무척이나 재밌습니다.

 

허나, 단점이라고 말할 만한 단점이 없는게 단점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보면 라노벨이라기보다는 연극대본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작법과 구성의 측면에서 연극의 방식을 차용하고 있달지 아예 연극의 작법으로 써버린 라노베라는게 정확할듯 합니다.

 

인상적인 캐릭터들과 상황설정, 방대한 작중전개를 간결하면서도 빠르게 묘사하며 구성을 전개시킵니다. 동시에 각 챕터별로 이야기가 완성되고 그게 전체적으로 이어집니다. 시간순에 따른 정형적인 연극의 진행방식이죠. 동시에 수많은 설정과 상황을 전개도중에 밖아 넣음으로써, 설정과 상황이 무척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깔끔하게 들어가서 왠지 부족한듯한 기분까지도 들게 합니다.

부분적인 각장의 완성도와 전체완성도가 높고, 그 밸런스 또한 아주 적절하게 맞아들어갑니다. 중간에 들어가는 액자소설방식의 희곡부분 또한 이질감이 없습니다. 아주 자연스럽죠.

 

보통 라노베의 전개라고 하면 스냅사진처럼 특정 신을 강조시키며, 주인공의 시점과 내면 묘사가 중점이 되어 길디길게 연장된 각 신을 을 이어붙여 전체 구성을 만들어 냅니다. 따라서 전체밸런스가 조화되기 힘들며 작중의 시간 또한 보통 하루에서 이삼일, 길어야 일주일에서 한달을 넘지않는 사이에서 하나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또한 인물관계도 범작이라면 미적미적하게, 수작이라면 폭발적으로 텐션을 끌어올리며 과도할 정도로 묘사와 전개를 늘이면서 당위성을 강조하는데 힘을 들입니다. 마치 돋보기를 넘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듯한 부각되고 강조된 전개방식상 이벤트수와 작중 시간의 활용에 한계를 겪게 되는 것에 대한 반동이자 라노베의 특징인, 단시간에 독자의 흥미를 끌어올리기위한 일상적인 고육지책이기도 하죠.

헌데, 이 작품에서 당위성은 자연스런 시간과 만남, 관계의 계속에 의해 부여됩니다. 아주 자연스럽고 깔끔하게 말이죠.

 

 깔끔합니다. 이 작가의 첫작품이 이 작품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라노베 작가중에 첫 작품부터 이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가와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도 아마추어시절 극작가나 소설창작쪽경험이 풍부한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소설창작을 전공했다기보단 극작가의 경험이 풍부한 쪽인 것 같습니다만. 작중내용 또한 그 증거가 될 수 있겠군요. 단순히 문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이렇게 연극냄새가 진득하게 풍기는 작품을 쓰기는 거의 불가능하지요. 희곡을 좋아해서 희곡만 팠다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보는 내내 무슨 러시아의 모작가들의 작품처럼 작품전체를 모조리 계산해서 틀을 짠다음 설정을 적절히 배치해서 글을 전개시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단순히 순문학판다고 이렇게 못 씁니다. 이 작가의 성향과 특성, 전개방식을 고려해 봤을때, 이 작가가 극한까지 발해서 불후의 걸작을 쓴다고 한다면 IQ84같은 작품이 나올 것 같군요.

 

...뭐, 지금은 라노베 중에서도 상당한 수작 수준에 머물고 있고 너무 완성됐기에 오히려 발전이 힘든 작풍과 필력이긴 합니다만.

 

다른 작품들, 특히 지금 5권까지 발매되있다는 책을 다봐야 평가가 가능하겠군요. 하지만, 이 작품은 정말 괜찮습니다. 그것만은 변하지 않을 것같군요. 그럼 즐거운 하루 되시길. 

 

...라노베에서 이렇게 연극의 스멜이 풍기는 작품과 만날줄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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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사람 2010.12.26 11:55:39

하늘색 팬더믹....이라. 처음 들어보는데, 감상쓰신것을 보니 한번쯤 보고싶어지네요.

으음, 백합...은 아니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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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백합백합~ 2010.12.26 13:00:57

쩝...백합이 아니더군요....

문학소녀말고 대단한 라노벨을 읽지못한저로썬 괜찮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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