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발판 바케모노가타리 DVD를 구입 후 1주일에 걸쳐 시청 완료 했습니다. 헥헥헥...
일단 본편의 내용에 대한 감상이야 여기 저기에 수도 없이 많이 나왔으니 그건 일단 패스하고, DVD 상품에 대한 감상이나 좀 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사용후 평가를 간단히 하자면...
산 걸 후회하지는 않지만 좋은 물건이라는 말은 뺨에 호치키스가 박히지 않는 한 못 하겠습니다.
1. 일단, 자막이 슬픕니다. 정발판이라는 물건에 오타가 난무하는 건 둘째치고, 오역은 물론이거니와 문맥을 이상하게 만드는 지나친 의역도 마구 튀어나옵니다. 오히려 아마츄어 자막 제작자들의 결과물이 훨씬 나아보입니다.
2. 자막 관련해서 하나 더. 아랴랴랴랴랴기군이 오시노에게 무려 '존대말'을 씁니다.
이것 관련해서는 혹시나 하는 점이 있는 게...국내에서 정식으로 방영되거나 DVD가 발매된 애니에서는 더빙이건 자막이건 원문이 반말이라도 연장자에게 대해서는 무조건 경어를 쓰는 걸로 바뀌는 경우가 많더군요. 예전의 더빙판 카우보이 비밥도 그런 케이스였고...(제트한테 존대말을 쓰는 스파이크라니...) 혹시나 그쪽 업계에 무슨 가이드라인이라거나 검열 기준 같은 게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3. 오디오 코멘터리가 빠졌습니다. 바케모노가타리의 오디오 코멘터리는 다른 작품과 약간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걸작인데, 그게 통째로 빠져버렸습니다.
그리하여...실질적으로 공짜인 인터넷 유포판에는 없는, 할인가 50000원을 지불한 대가로 손에 넣은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북클릿과 일러스트 카드들(하지만 이것도 그림 파일로 돌아다니고...)
2. 덤으로 받은 센조가하라사마의 대형 포스터(이것도 따로 구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3. 좋아하는 작품의 DVD를 책장에 꽂아놓을 수 있는 권리(이건 좀 돈 값을 함.)
4.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정식 유저가 됐다는 뿌듯함.(이게 결정적이죠.)
5. 내가 낸 돈이 여러 다리를 거치고 거쳐서 원작자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에 기여를 하고, 그것이 차기작이 나오는 데 힘을 보탤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믿슙니다.)
위에서도 적었듯이...좋은 물건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산 걸 절대 후회하지는 않고, 오히려 추천하고 싶은 편입니다. 이런 저런 문제가 있기는 해도 사실 DVD 6장 세트가 50000원(할인가지만)이라는 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죠. 더군다나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을 실존하는 물건의 형태로 소유할 수 있다는 건 이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정신적 쾌락 추구의 한가지니, 바케모노가타리의 팬에게는 추천해줄 만한 물건입니다.
덤으로, 파란광선 버젼에서는 오디오코멘터리가 추가된다고 하니, 집이 윤택하야 파란광선 플레이어가 있는 분은 그걸로 사시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덤 하나 더. 키즈모노가타리 애니는 언제쯤 나오나...그리고 그 뒤로 니세모노가타리는...네코모노가타리는...
방영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DVD나 BD를 일본에서 직접 혹은 구매대행으로 한 번이라도 사 본 사람은 전집 5만원이 정말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이라는 걸 잘 알 겁니다. 지금 엔화로는 DVD 한 장에 적어도 7~8만원씩은 하니.. 6장이면 거의 4~50만원이죠.
그렇다고 그 가격에 사면 이것저것 추가적인 물품들이 따라오느냐? 딱히 그런 것도 아닙니다. 막상 사면 특전도 딱히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냥 애니메이션을 소장하는 느낌이죠.
일본의 거의 1/10에 가까운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지덕지인듯 ~_~
자막이 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애초에 자막을 넣어 준다는 것 자체가 정발판에 추가적으로 넣어준 구성에 속하는 거니.. 딱히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의 자막도 아니고 원한다면 자막 없이 볼 수도 있구요.
물론 이번에 나왔던 BD와 비교해서는 부족한 구성이기는 하지만 가격 대비로 보면 정말 좋은 물건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