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흔할 것이다. 태양을 마주하지 못한다는 것은 가볍에 무시해주고,

십자가를 장식으로 달며, 마늘이 들어간 음식도 먹어주며 색기만발, 멋이나 부리는 것들 말이다.

 

 고로 흡혈귀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위의 것들이 싫었다고 하는 것이 옳겠지. 뱀파이어

와 인터뷰로 나름 재미있게 본 적이 있으니 말이다. 고전적인 면모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고.

 

 그래서 처음 렛미인이란 영화를 말로 들었을 땐 연령을 바꿔서 요염한 꼬마와 아무것도 알지 못

하면서 흡혈귀에 반해 날뛰는 꼬맹이의 모습을 떠올렸기에 거리를 두었다. 실로 어리석은 짓이었

다.

 

 그리하여 렛미인과 조우했을 때는 2008년 12월의 어느 날, 혼자 영화보기에 뭐하다며 친구놈[크

흑, 남자끼리라니!]에게 끌려서였다. 아아, 정말 좋았다.

 

  렛미인은 일단 배경이 환상적이다. 눈으로 뒤덮인 대지와 약간은 건조한 시대의 모습에서 시선

을 빼앗고, 배경음악대신 고요한 정적으로 몰입을 유도하는 마력은 절로 감탄할 정도다.

 

 그 다음엔 주인공들의 매력에 반한다. 여자보다 아름다운 절세미소년 오스칼과 신비로운 마력을

지닌 이엘리의 연기는, 특히 눈빛은 어린아이의 것이라기엔 깊고, 멋졌다. 그야말로 반한 것이다.

 

 그리고 흡혈귀의 전통적인 면을 잘도 이용했다. 초대가 없으면 타자의 집에 들어설 수 없다는 전

설을 소년과 소녀[일까?]의 사랑을 보이는 것에 보였고, 긴 시간을 살아가는 불사자의 기묘한 모습

, 피를 빨린 뒤에 흡혈귀가 되어버린, 그러나 죽음을 택한 인간의 모습 등! 좋을 따름이다.

 

 그 외에도 시나리오의 훌륭함[렛미인을 예술영화로 만들게 한] 등이 있지만 그것을 풀어놓기엔

아는 것이 부족해서 부끄럽기에 하지 않겠다. 그저 렛미인을 보시라는 말이 전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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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의 검색창에서 렛미인을 입력하고, 블로그를 방황하시면 제가 끄적인 것보다 100배는 좋

은 평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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