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뜬금없이 만화도 아니고 애니도 아닌 드라마, 그것도 미드도 일드도 아닌 중드를 추천해도 될까 싶지만

 

 그래도 참 재미있게 본 작품인지라....한번 추천해 봅니다.

 

 

'삼국지'를 모르는 분은 없으시겠지만, 삼국지는 2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로

 

통상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만든 소설을 이야기합니다. 이문열 삼국지, 황석영 삼국지 등이 모두

 

연의를 바탕으로 나온 소설이죠. 연의는 통상 30%의 사실과 70%의 허구로 쓰였다고 하는데요.

 

인덕이 넘치고 잘 우는 유비, 냉혹한 간웅의 조조, 신기묘산의 신선같은 제갈량의 이미지가 모두 연의에서

 

나관중이 창작(or 재정립?)한 이미지죠.

 

두번째는 촉한 말(저는 촉한 정통론자인지라...)~서진 초의 역사가인 진수가 작성한 역사서 '삼국지'입니다.

 

흔히 우리나라나 일본 고대사를 이야기할때 나오는 위지 동이전, 위지 왜인전이 모두 삼국지에서 '조위(曺魏)'의

 

역사를 담고있는 위서에 나오는 내용이죠. 통상 '정사 삼국지'라고 합니다.

 

정사에 나오는 인물들의 모습은 우리가 통상 알고있는 연의의 이미지와는 다소 다른데요, 예를 들어 유비는

 

조조의 맹장을 수차례 격파하고, 화를 낼때는 정말 무섭게 화를 낼 줄 아는 호걸형의 인물이고, 제갈량은

 

바람을 부르고 비를 내리게 하는 신선같은 모습이 아닌, 정말 완벽한 정치가와 전략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등 우리가 보기에 낯선 모습을 보여주죠.

 

 

각설하고.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중학교 초의 일로 기억하는데,  MBC에서 중국 CCTV 84부작 드라마 '삼국연의'를

 

방영한 적이 있었죠. 제 기억으로는 항상 제가 하교하면 마침 시작할 시간인지라 매일 학교가 끝나면 TV 앞에 매달려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와서 봐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80년대작인지라 엑스트라들의 복장도, 고증도 엉망이지만 그래도 삼국지를 84부작이라는 스케일로 만든 점,

 

그리고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조운, 조조 등 주역배우들의 연기가 매력적이었죠. 그래도 제목부터 '삼국연의'다보니

 

연의의 스토리와 인물 이미지를 차용해서, 유비는 인덕이 넘치지만 실전에 약한, '무능하지만 인덕이 있고 주변 인물을

 

격려하여 능력을 발휘케하는' 전형적인 중국식 영웅으로 나오지요. 어렸을 때는 사실 이런 모습의 유비도 좋았지만,

 

커가면서 역사를 좀 배우고, 공부하다보니 이런 모습의 유비 묘사가 틀리다고 생각되고 식상해지더군요.

 

 

그러던 2010년, 중국에서 60부작으로 새로운 삼국지 드라마를 찍는다는 소식이 들려, 삼국지 팬으로서 열심히 이것저것

 

조사해 본 결과, 이번 드라마의 컨셉은 '인간을 초월한 신선같은 제갈량'을 보여준다고해서, 이번에도 연의를 따라하는

 

드라마인가 하고 실망했더랬습니다. 더구나 유비역의 배우 '우화위'씨가 한눈에 '유비다!'라고 생각되는 84부작의 유비역

 

'손언적'씨와 달리 별로 유비같은 이미지가 아니어서 실망한 점도 있었죠.

 

그래도 삼국지 팬이다보니 계속 기다리던 중, 촬영이 계속되면서 연장되어 95부작이 되었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방영이

 

시작되었는데, 촉한정통론자에 유비팬인 저로서는 그야말로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볼 만큼 새로운 모습의 유비가 나옵니다!

 

인덕이 있지만 툭하면 울던 84부작의 유비와 달리, 이번 95부작의 유비는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는데다가 전투도 잘하고,

 

정치도 잘하고, 사람을 평가하면 틀리는 일이 없고, 한실 부흥이라는 목표에 진지하게 다가가는 모습이 묘사되어

 

이건 주인공이 제갈량인지 유비인지 헷갈릴 정도에, 관우장비 없어도 대략 유비 혼자 다해먹을 기세.

 

전투에 패해서 삼형제가 흩어지자 동생들에게 가야한다며, 자신을 말리는 병사를 밀쳐내고 동생들을 찾는 유비.

 

조조의 책략으로 여포에게 패해 동생들의 생사를 모르자 그때까지 '조공'이라고 부르던 조조에게 '조조!'라고 외치며 달려드는 유비.

 

조조의 서주 침공으로 원소에게 도망치는 와중에 '목숨이 붙어있는 한은 한실의 역적과 같이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유비.

 

아아...그야말로 유비팬으로써 대감동의 물결!!!

 

아무래도 이번에 드라마를 찍으면서 연의보다는 정사쪽을 많이 참고해서 촬영을 한 것 같은데, 덕분에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삼국지 인물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다른 묘사들이 눈에 띄네요.

 

유비도 그렇지만, 조조, 여포, 원소, 허유, 순욱, 조비, 노숙 등 84부작에서 단면적인 모습만 보여줬던 인물들도 95부작에서는

 

여러 모습을 보여주어 훨씬 입체적인 인물 묘사가 되어있습니다.

 

다만 95부작으로 전작보다 11부나 분량이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설명도 없이 스킵해버리는 몇몇 대형 이벤트가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도원결의라던가, 도원결의라던가, 도원결의라던가!!!

 

도원결의 외에도 몇몇 큼직한 이벤트를 과감히 생략해버리는데, 이점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네요. 84부작에서 상세히는

 

아니더라도 묘사를 했었고, 특히 제갈량 사후에 4부나 방영이 된데 비해, 95부작은 제갈양 사망과 동시에 끝.

 

이런 점을 제외한다면 충분히 새로운 삼국지를 볼 수 있는...아니 솔직히 말하면, 새로운 유비를 만날 수 있는 작품입니다.

 

95부작이라는 분량이 좀 부담일 수 도 있지만, 그래도 한번 꼭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덧. 95부를 다 보는 순간 '당신은 이미 유비빠가 되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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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흐트랄 2010.12.19 08:05:49

보고 싶은데 구할 방법이... 이름이 삼국이다보니 삼국으로 검색하면 다른게 너무 많이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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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공 2010.12.19 09:09:46

끌리긴 하는데 용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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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돌 2010.12.19 12:19:10

어디서 볼 수 있는걸까요;ㅠ

알려주시면 보겠습니다.

저도 삼국지 팬이라서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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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 2010.12.20 01:35:26

음.. 넘 길어서 망설였는데.. 한번쯤 시간을 내서 봐야할까봐요...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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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공 2010.12.20 18:39:11

 

 음...저는 유료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돈 내고 받은지라....

 

 일단 에프디스크나 파일버스에 올라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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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꿈 2010.12.20 22:26:40

 저도 유비 팬입니다. 꼭 봐야겠군요. 추천 감사드립니다. 벌써부터 유비의 카리스마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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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사람 2010.12.21 10:37:04

호오... 전 개인적으로 연의쪽의 유비를 좋아하는데, 카리스마 유비도 괜찮을 것 같군요.

나중에 한번 시간내서 봐야겠습니다. 추천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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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레 2010.12.21 18:16:37

95부작 이나 된다니....섣불리 접근하기 어렵네요.....

그치만 삼국지니깐 95부작으로도 부족할거 같은 느낌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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