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터
이미지툴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기존 이미지를 편집/각색해서 등록할 수 있는 곳입니다.

- 이미지툴은 이미지에디터와 네이버포토에디터를 제공하며, 글 작성시 에디터에 있는 확장컴포넌트 옆에 버튼이 있습니다.
- 이미지툴은 새내기 이상 회원분들이 사용할 수 있으며, 기존 오에카키나 비툴과는 다소 사용법이 다를 수 있으니 유의 바랍니다.
- 이미지툴 사용이 원활하지 않거나 버벅일 때는 IE외에 파이어폭스나 구글크롬 등 다른 브라우저를 이용해보시기 바랍니다..
- 그림 작성이 끝난 후 반드시 본문삽입 버튼을 누르셔야 본문에 그림이 나타나니 주의 바랍니다.
- 패러디 등 기존 이미지를 편집/각색할 경우 저작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개인 창작 이미지 등의 사용은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관리자 : Unknown


 

 

 

e0040264_4cb6ef221a3de.jpg 구체적으로 무엇을 그리고자 생각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게 될 때 스스로를 고철들과 이미 본래의 주인을 잃어버린 생물의 조각들, 그 외 여러 낡아빠진 잡동사니들이 켜켜히 쌓여 이루어진 거대한 더미 위에 올라앉아 있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 잡동사니 위에 올라앉아 조립 설명서도 없이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느낌으로 대충 그러모아 이어붙여 갑니다. 그 더미들은 어디선가 가져온 것들, 스스로 만들어낸 것들, 본 것들,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거기 있는 것들입니다. 보고 듣고 읽고 경험한 것이 많다면 그 더미는 더욱 거대하고, 다채롭고, 보다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 낼 여지가 있겠지요. 먼저, 무언가 덩어리 하나를 끄집어 올립니다. 그것은 무언가의 머리, 혹은 몸통이나 팔, 혹은 다리, 또는 어느 부분이었는지 짐작하기 어려운 어딘가의 한조각일수도 있습니다. 저는 보통 머리부분을 끄집어올려 거기에 덧붙이기를 자주 합니다. 총몽이란 만화에서 머리랑 상체 일부분만 남은 갈리를 주워 고철들로 수리하는 고철기술자 닥터 이드같은 느낌으로 말이죠. 뭐 주로 다루고 이어붙이는 잡동사니라던가 일련의 작업들로 탄생한 창조물들을 보자면 닥터 이드라기보단 특촬물에 나오는 괴인들을 만들어내는 사신박사에 가깝겠지만서도 말이죠.
머리에 몸통을 붙이고, 이어 팔이나 다리, 때에 따라선 무기나 바퀴, 뿔이라던가 꼬리같은 것을 덕지덕지 이어붙여 갑니다. 이어붙여 가는 도중에 안개 속을 허메이고 다니는 막연함에서 어떠한 방향성을 가진 조합이 되어갑니다. 조각가들은 이를 두고 돌 안에 형상이 이미 들어있었다고 이야기하겠지만 제가 다루는 것은 산더미같이 쌓인 잡동사니들입니다. 무작정 건져올린 잡동사니들 속에 이미 그 결합형태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었을까요. 나온 결과물을 냉정한 시각에서 바라보자면 쌓인 고철더미에서 움직이는 고철더미로 바뀌었을뿐입니다만, 그게 어딥니까.
각 조각들을 이어붙여 갈때는 단순히 구겨박는 것이 아니고 파이프, 호스, 전선, 피스톤, 관절, 자바라, 고정판, 갑옷조각, 나사, 보조기관 등 손재주 없는 기술공이 수리한듯한 루브 골드버그장치 느낌으로 이어 붙입니다. 물론, 머릿속으로 그 너저분한 이음새들이 관절 역할을 하고, 움직여서 제 구실을 할지 궁리하고, 되도록 작동할 수 있다 납득할 수 있게 엮어냅니다. 생물의 경우엔 비교적 단순합니다. 각 부위를 살과 근육으로 이어붙이고, 그 위에 갑옷이나 옷, 껍질이나 가죽을 덮습니다. 
머릿속어로 제가 이어 붙이는 것들은 전부 새것이 아닙니다. 시작 부분에서 창조공간으로써 전제된 곳이 보여주듯, 전부 어디선가 떨어져 나온 고철덩어리들이고, 어느 생물에서 떨어져 나온 살덩어리, 뼈조각들, 낡아빠진 잡동사니들입니다. 이것들은 닳고, 부러지고, 찌그러지고, 고장난데다 흠집투성이인데다 본래 어디 달렸던 것인지도 불명입니다. 때문에 단순히 그 부분들을 이어붙이는 것만 골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쯤 맛이 간 이것들의 용도를 재설정하고, 그 용도에 맞춰 부서진 부분을 누덕누덕 보수하고 덧붙이고, 적어도 끼워박혀진 그 곳에서만큼은 제 구실을 하도록 만들어 놓습니다. 그 조합은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이 존재가 싸우고, 걷고, 움직이고, 살아간다는 전제하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미 구를대로 구른 기계, 삶을 살아가며 닳고 닳은 노련한 생물, 스스로 머릿속으로 그 존재들이 스스로 움직이며 살아가는 것을 상상해가며 그려갑니다. 간간히 그리고 있는 존재가 주연인 이야기가 하나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흥미진진하죠.
어떨 때는 머리만 덩그러니 굴러다니는 시점에서, 머리만 굴러다니거나 뭐라 이름짓기도 뭐한 무언가의 고철 덩어리, 생물체의 일부분이었을 것 같은데 어딘지는 모르는 그런 조각 단위에서 끝나버리는 일도 빈번하지만 그건 정말  대충 그리다 말았다는 그런 느낌이고, 제대로 그린다면 보통 그런 과정을 거쳐 갑니다.
간혹 그런식으로 그리다 보면 그 작업이 마치 소금의 결정화, 곰팡이의 번식과도 같다고 느낍니다. 하나의 핵을 중심으로 점차 퍼져나가 커져가는 그런 느낌. 뭐 실상을 따져보자면 경사면으로 굴러떨어진 눈덩이지만서도요. 그렇게 프랑켄 박사가 자기 크리쳐를 만들어내듯 무작정 끼워맞춰 나온 창조물들은 작업 초기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그런 물건이 나오곤 합니다. 심할 경우 처음에 생각했던 것에서 180도 다른 것이 나오기도 합니다. 잡동사니들의 의지려나요.



profile
E.ailo 2010.11.10 22:05:25

설명이 길군요. 쿨럭. 읽라 약간 고생을..(?,..

그런데 머리에서 내용이 사라진..어라.?

..ㅇ3ㅇ 고철덩이리가 멋있네요. .저런걸 생각하시다니 굉장하시네요.

profile
KKK 2010.11.12 20:37:43

건프라도 좋지만 이런 고철로봇이 마음에 드네요 ㅇㅂㅇb

 

profile
HORIC 2010.11.14 23:33:40

우와 왠지 ...끌려요! 乃

profile
작은단풍잎 2010.12.08 10:29:27

뭔가 막노동을 하는 로봇이라던가 모험을 하는 로봇같아요..

TOP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