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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rpg를 보면 게임 일러스트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게 있습니다. 바로 '베낭'.
커다란 봇짐에 갈아입을 속옷 몇벌과 각종 보존식을 잔뜩 넣어두고 지팡이를 짚으며 길을 떠나는 모험가의 모습이 지금에와선 영 안보인단 말이죠.
다크선, 아이 오브 비홀더, 레이븐로프트등등... 이들은 지금도 회자되는 명작이지만 그래픽의 수준, 언어장벽을 떠나 요즘 플레이하긴 매우 까다로운 게임입니다. 요 '보급품'문제 때문이죠. 어느 정도냐 하면 식량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길을 떠나면 얼마 못가 동료들이 밥달라고 징징댑니다(...).
심지어 모험가의 수준이 올라 자체적인 식량생산력을 갖추더라도(사냥이든, 마법적인 수단이든) 항상 여분의 식량을 챙겨두어야 합니다. 세상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고 마법은 만능이 아닌지라... 마법으로 식량을 충당할 생각으로 모험을 떠났다 갑자기 군입이 생기는 상황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하니까요. 이걸 계산 못했다 예상외로 많은 군입 때문에 장거리 구출 퀘스트를 포기하는 상황이 닥치면 꽤나 화납니다. 다 클리어 했는데 식량때문에 종치게 된다니!!!(제 잘못이긴 하지만서도...).
헌데 어느날부터(아마 일본 rpg가 주류로 시장에 풀리게 되면서) 보급품의 중요성이 필요가 없는 게임이 늘어났습니다. 사실상 컴퓨터없이 플레이하는 rpg를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되죠. 그리고 게임 일러스트에도 커다란 베낭을 메고 손에는 지팡이를 쥔 인물들의 그림도 사라져버렸습니다(연금술사나 상인같은 인물의 개성 연출용 아이템을 제외하면 말이죠).
편하다면 편해서 좋긴 한데... '진짜 모험'다운 분위기가 사라져버린건 좀 아쉽습니다.
에니메이션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도 모험가들이 등짐을 짊어지고 던젼을 헤메는 모습이 나왔으면 했는데 거기서도 그냥 허공에서 템이 뚝 떨어지는 식으로 표현하더라구요. 아무리 게임 판타지를 표방한다 하더라도, 그 게임 자체가 접속 인원들이 모험을 체감하는 것이 테마였으니 이 부분만이라도 잘 표현했다면 좋았을텐데....
(뭐, 게이머로서 과거를 향수하는 푸념입니다. 소드 아트 온라인은 좋은 에니메이션이죠. 넴...)
아, 제목만 들어본 Old School Day's 황금 라벨 게임들이로군요. :)
제가 해 본 게임 중에 식량 걱정을 해야 했던 것은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특히 VI, Mandate of Heaven)가 유일한데, 그 게임은 일인칭 시점이라 주인공 캐릭터의 모습을 paper doll로밖에 볼 수가 없었어요. 배낭은 메고 다녔었는지... ( '')
그러고보니 발더스 게이트 이후의 (A)D&D 게임에서도 배낭 메고 자루 들고 다니는 그래픽은 표현되지 않았죠. 제작자들이 뭐라고 했더라, 캐릭터가 식사를 하지 않는 것에 신경쓰지 말고 게이머나 밥 잘 챙겨 먹으라고 했던가, 그런 로딩 팁이 생각이 납니다. 그래도 D&D 계열 게임은 힘 수치로 인벤 중량 제한이라도 하죠, 물론 무적의 백 오브 홀딩이 있지만.
근년의 미국 RPG들도 인벤 칸 수 제한이나 할 뿐 중량 제한을 포함하지도, 배낭 그림을 넣지도 않더군요. TRPG에서 출발했던 고전을 아는 이들에게 어딘가 허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날렵한 캐릭터 그래픽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려니 하고 웃고 넘기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