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의 작자미상의 작품.

일단 줄거리부터 소개하자면

 

옛날 옛날에 중국 명나라 북경의 한 촌에 방씨가문이 있었는데 슬하에 아들은커녕 딸도 없었대.

그래서 이 방씨 부부는 달밤에 하늘에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며 제발 자식하나 점지해 달라고 삼신할매를 찾았던 게지.

그런 방씨부부를 보고 삼신할매가 귀찮았던지 옛다 하고 어여뿐 딸 하나를 내려주었어.

 

그 딸은 옥동자같은 눈망울에 복숭아같이 하얗고 갸름한 얼굴, 앵두같은 입술을 가졌는데

한마디로 방씨부부는 얼씨구나 감격의 눈물을 흩뿌렸다지.

그래서 방관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고이고이 길렀대.

그런데 그 어여뿐 딸래미가 커가면서 뭔가 이상한거야.

 

“유모! 나 이런거 싫어. 길쌈이니 바느질이니 싫다고!”

“아이고 아가씨~! 이런건 장래 훌륭한 안방마님의 기본이라구요!”

“난 이런거보다 책을 읽고 싶단말이야!!!”

 

늠름해져가는 딸은 이러면서 당시 여성들의 역할을 거부하기 시작한거지.

방씨부부는 너무나도 어렵게 얻은 딸이기도 하고 눈에 넣어도 안아픈 사랑스러운 자식인지라 원하는데로 해주기로 한거야.

그래서 남복을 시키고 글과 무예를 가르치기 시작했어.

남달리 총명했던 방관주는 13세에 과거에 합격하여 한림학사로서 출세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지.

황제의 신임과 관리로서 유능함에 방관주는 조정에서 젊은 차세대 관료로서 급부상했지.

 

그런 방관주를 병부상서께서 눈여겨 보시고 자신의 막내딸과 혼인을 하게 하고 싶으셨나봐.

그래서 어느날 방관주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막내딸과 소개팅을 시켜주지 뭐야?

 

방관주는 여자의 몸으로 난감해져서 어찌해야 할지 곤혹스러워했어.

그러거나 말거나 소개팅은 시작이 되었고 병부상서의 막내딸은 이윽고 모습을 드러냈지.

 

오호라~

그 막내딸은 절세미인이었어. 그 아름다움에 방관주 역시 아름다움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

하지만 어쩌겠어. 자신은 여자인걸.

 

방관주가 어떻게 해서든지 거절해야겠다고 마음먹는데 이 막내딸 역시 보통사람이 아니었던 게지.

 

이 막내딸 역시 평소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숨막힐듯한 여성의 삶에 진저리를 내고 있던 참이었거든.

그러던 중 예비사위랍시고 소개받은 방관주를 보고 한눈에 여자임을 간파한거야.

황제도 속인 방관주의 남장을 한눈에 간파한 그녀는 어찌보면 참 대단해!

 

그래서 그녀는 방관주에게 여자임을 알고 있다고 넌지시 알린 후 혼인을 감행해.

방관주는 그녀가 자신의 비밀을 지켜줄지 어떨지 몰라 거절하려고 망설이던 차에 이렇게 나와주니 얼씨구나 하고 혼인을 하게 되지.

 

이렇게 혼인을 하게 된 두 사람은 첫날밤 설령 부부의 연으로 맺어졌지만 평생 ‘지기’로서 살아가자고 약속을 하게 돼.

그 당시 남녀간의 불평등한 부부관계가 아니라 동등하고 평등한 ‘평생지기’로서 말이야.

 

이런 비밀협약은 입신양명을 하고자 하는 방관주에게도 좋고

남성에게 복종하고 귀속되어져야만 하는 그 당시 수동적인 여성의 삶이 싫었던 그녀에게도 좋은 윈윈전략이었던 게지.

그래서 둘은 평생 해로하며 잘 먹고 잘살게 되.

 

입신양명에 있어서 대를 잇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자식을 가질 수 없는 두 사람에게 하늘이 자식도 주었지.

그건 어느날 방관주가 별이 떨어진 곳에서 아이를 주워 데려와 양자로 삼아 방씨 가문을 잇게 한거야. 이름을 낙성이라 짓고서.

 

방관주는 전쟁터에 나가 공을 세워 이름도 떨치고 그녀와의 관계도 매우 좋아서 평생 행복하게 살았대. 손주도 보고 말이야.

말년에 방관주가 먼저 죽게 되자 그녀 역시 통곡하다 뒤따라가 그렇게 이야기는 끝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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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위킥인이 있었군요.^^;;;;;

아마 핀트는 백합이라기 보다는 능동적인 여성상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한 작품 같은데 아무렴 어떻습니까.

이 작품이 의미있는건 女女로서 끝까지 해피엔딩이라는거.

그리고 조선시대 후기 작품이라는걸 생각해볼 때 참 파격적이라는거.

작자미상이라는데 아무래도 여성이 썼을거 같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입니다만.

 

고전소설 살펴보다 눈에 띄길래 소개해봅니다.

직접 읽고 쓴게 아니라 줄거리만 보고 쓴거라 세세한 내용은 저도 모릅니다.

 

뽀로롱~

위킥인의 조상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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