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제

영화의 메세지에 대한 간단 감상 요약: 우리 나라에서 이런 영화 만들었다가는 감독이 짱깨네, 인권단체한테 뇌물 먹었네 등등의 욕을 바가지로 퍼먹었을 듯.

 

아아, 백인 만세. 흑인들 잡아다가 쇠사슬 채워서 목화밭에서 일 시키고, 기병대 출동시켜서 황인종을 남녀노소 공평하게 쏴죽이던 친구들의 후손들을 위하여 건배. 얼굴 노란 우리 동포들이 댁들 따라가려면 도대체 몇년이 더 걸릴지 감도 안오외다.

 

 

2. 리얼리티

Q: 거짓말을 잘 하는 방법은?

A: 사실과 거짓말을 섞는다.

 

이것은 창작물-픽션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 법칙입니다. 실존하지 않았던 일을 마치 진짜로 있었던 것인양 포장해야 하는 픽션에서는 필수적인 요소지요. (실재로 있었던 일을 그대로 영화화한 경우라면야 기록으로 남아있는 그때의 일을 얼마나 잘 재현하는가가 관건이고, 그 사실에 거짓말을 섞는 작업은 리얼리티가 아니라 재미를 위한 작업이 됩니다. 약간 양상이 다르지요.)

 

사실 일상을 배경으로 한 픽션은 그런 부분(리얼리티의 추구)에 덜 구애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일상을 다룬 작품은 그 부분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내용 중에 10이라는 비일상 요소(그것이 외계인이건 초능력자건 미래인이건 말하는 고양이건 간에)가 들어있다면 그것을 상쇄하는 10만큼의 납득할만한 설명을 집어넣어야 겨우 균형이 맞거든요.

 

그렇게 납득할 만한 설명을 집어넣는 방법 중의 하나가 '객관적인 제3자의 시각에 의한 증명'입니다. 에를 들면 이런 식으로요.

 

현재의 어느 발굴단이 고대 유적을 조사하던 도중, 신전의 제단 앞에서 특이하게 생긴 칼을 발견한다. 그리고 시간은 아주 먼 옛날로 바뀐다. 그 칼은 바로 고대의 어느 영웅-주인공의 칼. 주인공을 그 칼을 사용해 이런 저런 일들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뒤 신전의 제단에 칼을 바친다. 그리고 다시 현대로 돌아가 발굴단이 그 칼을 조사하는 것으로 끝맺음.

 

이런 식으로 지어낸 이야기-아주 먼 옛날의 무용담은 고고학자의 발굴이라는 납득할만한 설명을 얻게 되는 겁니다.(그 외에도 어떤 사람이 도서관에서 오래된 책을 하나 발견했는데 그 책에 어쩌구 저쩌구 하는 내용이 적혀있더라 같은 거) 그리고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 있어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해 탄생한, 제우스와 헤르메스와 헤라클래스와 하아데스의 힘을 동시에 가진 괴물-바로 매스미디어입니다.

 

여러 차례(라고 말하기도 부조할 만큼 많이)에 걸쳐 매스미디어는 사실 증명에 있어 나름대로의 약점을 갖고 있으며 매스미디어에서 발표된 것이 곧 사실인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스미디어의 발표를 사실, 혹은 최소한 현재까지 제시된 것들 중 사실에 가장 가깝거나 사실일 확률이 가장 큰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만약 그 매스미디어가 영화에 출연해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지욤.'이라고 한 마디 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영화는 뭔가 그럴듯한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물론 그것도 잘 만들었을 때의 얘기지만.)

 

그리고 이 영화, 디스트릭트9은 그 법칙의 왕도를 보여줬습니다. 영화 초반의 연출-어떤 사람들에게는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는-은 주인공이 겪은 일련의 일이 그냥 영화 속의 얘기가 아니라 마치 다큐드라마의 일부라도 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고, 엔딩 역시 첫 시작부분의 그 연출을 이어받아 더욱 상승시키는 효과를 발휘했습니다.(물론 중간 중간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일본에서 2006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FLAG가 생각나더군요. 상황에 따라 감정적일 수 있는 인간의 시각을 배제한 채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객관적일 수밖에 없는 기계의 눈을 통해서만 진행이 되던 유니크한 작품.(물론 디스트릭트9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러면서도 마지막에 가서는 철저하게 감정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관객을 끌어당기는 부분도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3. 예전에 '외계인왕국'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지...

여러해 전에 SBS인가에서 외계인왕국(원제 Alien nation)이라는 드라마를 해준 적이 있었습니다.(왕국은 전혀 안 나옵니다.) 외계인의 대형 우주선이 지구에 불시착하고, 거기에 타고 있던 외계인들이 지구 사회에 정착해 살아가는 내용이었지요. 디스트릭트9은 처음 PV를 봤을 때부터 그 드라마가 연상이 되더군요. 그리고 직접 본 결과, 같은 부분도 있었고 다른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 차이점은...TV드라마와 극장용 영화라는 표현수위의 차이 외에도 외계인의 외모가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Alien nation의 외계인은 가발만 쓰면 지구인과 구별이 거의 안 되는 외모엿으니까...

 

 

4. 웨타

웨타 스튜디오 친구들은 웨타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지난번 킹콩에서도...)

 

5.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터잭슨 이 아저씨는...자기가 감독 안 하고 옆에서 건드리기만 해도 걸작이 나오는군요.(그런데 댐버스터즈는 도대체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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