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동기는 단순히 유키 시리즈 요시노편 2화를 번역했는데 알고봤더니 이게 황장미 연애혁명 이후 이야기더라(.. )라는 단순한 이유였는데,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팬픽을 읽는게 취미인데, 이런 즐거움을 주는 팬픽은 1년에 하나를 접하기도 쉽지 않았거든요. 이 이야기를 써주신 虹님께는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스포일링 농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황장미 연애혁명을 볼 의향이 있으신 분들 중 스포일링에 민감하신 분들은 감상문을 읽지 않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황장미 연애혁명은 이 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gtnovel.net/book/227-황장미-연애혁명 )
또한 황장미 연애혁명은 기본적으로 노멀 커플링물이라, 이 쪽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역시 피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황장미 연애혁명의 핵심 소재는 오해입니다.
 
사건의 시발점이 된 사건은 유키가 요시노를 상처입힌 것.
유키가 요시노를 상처입힌 원인은 자신의 품에 있던 유미의 사진을 요시노가 봤다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코바야시 녀석이 들고 있던 걸 뺏어서 교복 주머니에 넣어두고 잊고 있었어. 특별히 다른 의미가 있었던 게 아니야. 정말로 그런 마음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이상한 오해 같은 건 하지 말아줘.”
“말할 것도 없이, 어제부터 요시노 양의 태도가 이상한 건 아마 그 사진을 본 탓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이상한 식으로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해. 나한테 그런 취미는”


 
품에 있는 누나의 사진을 들켰다고 생각한 유키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항변이었습니다.
하지만 유키의 교복 앞주머니에는 요시노의 사진이 들어있었고, 요시노가 본 사진은 자신의 사진이었습니다.
유키는 요시노에게 필사적으로 요시노 같은 걸 자신이 좋아할 리 없다고 항변하는 사람이 되었던 거지요.
어째서?
요시노가 생각한 이유는, 당연히 떠오를만한 결론 중 하나였습니다.
유키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요시노의 주변 사람일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 요시노를 좋아한다고 오해받고 싶지 않은 거다.
그리고 굉장히 큰 상처를 입었지요. 요시노는 유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유키는 자신이 치명적인 실수를 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유키는 유키를 만나주지 않는 요시노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에, 그 과정을 상담하기 위해 레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레이의 어머니가 오해를 해서, 레이는 강제로 데이트용 복장으로 세팅당한 채로 외출하게 되죠.
 
 아이보리색 시보리가 있는 시폰 프린트 블라우스에 블랙 데님의 머메이드 스커트를 맞춰 입고, 발목을 보면 미채무늬 앵클 스트랩 샌들. 손에는 중간에 벗었는지 재킷을 안아 들고 있다.


 예. 스스로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요시노 앞에서 웃으면서 봉인했던 복장입니다. 그 복장을 입은 채로 유키와 레이는 찻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 장면을 마미가 찍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을 요시노가 봐 버렸지요.
요시노는 자신의 가설에 확증을 얻게 됩니다. 더군다나 그 상대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레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배신 아닌 배신을 당한 셈이지요.
요시노는 그 충격에 등교거부를 시작합니다. 사실 학교측에 댈 핑계야 편하죠. 몸 상태가 나빠져서 쉰다고 하면 설득력이 발군이니까요.
그리고 레이는 그런 요시노를 설득하려 시도합니다.
 
“요시노가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오해야. 나와 유키 군은 별로 특별한 관계 같은 게 아니야. 그 사진을 찍은 날에 유키 군에게 상담 부탁을 받아서 만나러 간 것뿐이니까. 사귀고 있다거나 그런 일은 전혀 아니니까.”


“……저기, 레이 쨩.”
“유키 군이 어떻다거나 하는게 아니라. 레이 쨩의. 레이 쨩의 마음을 가르쳐줘.”


“요시노. 내가 내 마음을 전해 주면, 요시노도 요시노의 마음을 가르쳐 줄래?”


 역시 요시노 마스터답게 훌륭하게 설득을 마무리하려는 찰나, 요시노의 병문안을 핑계로 요시노에게 사과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유키가 요시노의 집에 찾아옵니다.
레이의 필사적인 설득에 방문을 열었던 요시노.
유키를 보며 전날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얼어붙은 레이. 
상담을 위해 유키와 만난 날, 레이가 유키에게 반할만한 일이 있었거든요. 그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레이는 말문을 잃습니다.
 
그리고 그걸 본 요시노는
 
“유키 군과의 관계를 나한테 정식으로 보고하러 온 거야? 그런 소리를 나한테 해 놓고, 사실은 처음부터 이런 거였구나.”

 

오해와 오해가 겹쳐, 유키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상황을 더욱 꼬아 버렸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시 마음과 마음을 맞부딪치는게 제일입니다.
유키는 그를 위한 결심을 하고, 요시노를 만나기 위해 산백합회로 직접 찾아갑니다.
그 때 산백합회는 연극 연습으로 한창.
단지 레이와 요시노의 관계가 삐꺽거리는 탓에, 연극 연습 역시 삐꺽거리고 있었지요.
그 시점에 유키가 들어옵니다.
 
“요시노 양을 상처입혀 버려서 미안해.”
“변명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들어줬으면 해. 그건 오해야. 요시노 양의 사진을 보인 거라곤 생각지도 못하고, 다른 사진을 보였다고 생각해서 그런 소리를 한 거야. 확실히 심한 말을 했다고는 생각하고 있어. 그래도 그건, 요시노 양의 사진을 가지고 있던 거에 대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진을 가지고 있던 거에 관한 이야기였어.”
 
그 사진이 누구 사진이었냐는 요시노의 질문에 대해서는, 유미의 사진이라고는 도무지 말하기 힘들었는지 다른 사람의 사진이라고 거짓말. 가히 예술적인 거짓말에 배꼽을 잡고 굴렀습니다. 평소에도 이런 정도의 센스가 있었으면 상황이 꼬이기 전에 해결할 수 있었을텐데요.
 
“이제 됐잖아? 사진에 대해서는 알았으니까. 그래도, 그렇게나 필사적으로 그럴 필요는 없지 않니? 확실히 나랑 레이 쨩은 사촌 자매고 사이도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레이 쨩과 사귀기 위해서 나랑 억지로 친해지려고 할 필요는 없잖아?”
 
“자, 잠깐 기다려 요시노 양. 아직 뭔가 오해하고 있어.”
“확실히 레이 씨와는 만났지만, 그건 상담을 부탁한 것 뿐이지 사귀고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부탁할게, 내 진정한 마음을 들어 주지 않을래?”

“요시노 양. 나는――”
 
유키의 필사적인 고백에, 이야기는 해피엔드로 막을 내립니다.
역시 오해로 꼬인 관계는 마음과 마음을 부딪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법이지요.
 
 
이야기의 주된 소재는 오해였지만, 오해로 인해서 변해간 인간 관계는 오해가 아닌 진실입니다.
오해로 인해 요시노와 레이의 관계도 변했고, 레이와 유키의 관계도 변했지요.
그리고 유키의 필사적인 고백으로 인해 유키와 요시노의 관계 역시 변했습니다.
 
그렇게 변화된 인간관계가 그 이후에 어떻게 이어지는가……
그것 역시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정말 좋은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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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n78 2019.05.19 19:37:03

저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몰입감도 좋고 정말 잘 쓴 팬픽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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